오십이 세번이나 넘는 생일 이고 보니 그다지 특별한 날이라는 생각도 없고 늘 "내 생일이 며칠이야. 이번엔 뭐해줘, 뭐먹자." 라고 미리 읊어줘야 아는 남편에게 말하는것도 심드렁하고, 그날따라 약속도 있고, 또 때마침 그전 주말저녁에 남편과 맛있는 밥을 우연히 먹게 되었고 하여 식구들에게 말하지 않고 생일을 맞았어요.
생일날 저녁에 늦게 들어왔는데 정말 남편과 딸이 멍하니 있길래 "두사람 다 정말 모르는거야? 오늘이 무슨날인지!" 한마디 하게 되더라고요. 당황하는 두사람은 잠깐 허둥데더니 "음력으로 생일하니까 햇갈리잖아." "왜 얘기를 안했어?" 쭝얼거리더니 케잌사러 딸이 나가고 남편은 "소보루빵도 사와라.." 뒷꼭대기에 소리치고 "아빠는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몰라!킥킥.." 튀어나가면서 한마디하구요. 어쨋든 그래서 불도 끄고 선물준다는 뒤늦은 약속도하고 그날을 보냈어요.
며칠후 군대있는 아들에게서 편지가 왔어요.
사람들은 나에게 아들사랑이 과하다고합니다. 지갑을 열면 아들 사진만 주루룩 있는것, 아들과 전화 통화를 애인처럼한다는것, 등을 들어 아들이 군대갈때 내가 기절하는게 아닌가 걱정했다고들 웃으면서 말합니다. 나중에 며느리가 고생이며 아들에게서 받을 엄청난 배신을 얘기하며 그만하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나는 아들이 예쁜만큼 며느리도 예쁠꺼라는 기대와 내사랑이 아들에게 축복이 될꺼라 믿고있습니다.
아들은 편지에서 생일축하한다고, 밖에 있으면 케잌과 선물을 드릴텐데 군대에서는 구할께없다고하더군요. 군대매점에 갔더니 술, 이상한 향수, 참치 이런건 쓸데없을것같고 그래서 5만원 한장을 보낸데요. 5만원 짜리를 구하는데도 힘들었다네요.
5만원 짜리 한장과 2장 빡빡히 쓴 편지가 감동이어서 또 훌쩍이면서 읽었네요. 제대후 3일이면 원위치 된다고 하두만 그래도 이 5만원은 쓸수가 없을것같아요.
다정한 내아들 자랑합니다. 아직도 내곁에 있다고 생각하며 사랑 막 부으면서 외칩니다.
" 아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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